아침
아직 해가 뜨지 않은 새벽, 차를 몰고 직장으로 출발합니다. 저의 목적지는 지방에 있는 고등학교입니다. 저의 직장이기도 하고, 동시에 제가 살아가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아이들이 있는 곳이지요. 그런데 학교 뒤에는 산이 있어요. 산이 옆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, 저의시선을 잡아끄는 무엇이 있었지요. 그리고 고개를 돌리는 순간, 아아! 저의 탄식을 자아내게 한 것은 바로 학교 뒷산의 숲에서 새어나오는 아침 햇살이었습니다. 아직 시간이 일러서 아무도 차를 대지 않은 주차장에 혼자 서서 마치 뭔가에 홀린 듯, 취한 듯 그렇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. 앗!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. 사진은 빛을 담고, 빛은 곧 시간을 담고 있는지라, 저는 부리나케 교무실로 달려가서 카메라를 가져왔습니다. 그리고 그날 아침의 모습 중에서 한 조각을 떼어 여러분께 선물합니다.
- 이 사진은 잘 찍은 사진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, 내가 깨달음 하나를 얻게 된 사진이다.
똑같은 사물이, 평소에 똑같다고 생각했던 사물이,
전혀 똑같지 않다고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.
무엇이든 간에 새로운 면을 갖고 있나니
결국 그것을 보지 못한 까닭은 나의 좁은 시각 탓이니.
사물도, 사진도, 사람도 그렇다.